We’ve updated our Terms of Use to reflect our new entity name and address. You can review the changes here.
We’ve updated our Terms of Use. You can review the changes here.

풍화 - weathering

by eeajik

/
  • Streaming + Download

    Includes unlimited streaming via the free Bandcamp app, plus high-quality download in MP3, FLAC and more.
    Purchasable with gift card

      $12 USD  or more

     

1.
밀도 04:24
언젠가 이 긴 밤이 끝나면 우주가 돌아올까 언젠가 이 초록이 끝난 뒤에도 여운을 잃지 않을 수 있을까 나무 향기 연필 향기 맴도는 그가 되고 싶었는데 오열할 뿐 언어로 말을 않는 입이 되려 살았는데 썩은 우연은 말을 않네 날갯짓 없는 죽은 나비 느린 나무 적색 바다 중심에 선 채 묵묵한 성채
2.
탈수증 06:03
이름이 없는 갈증에 핑계를 떠안겨 두었네 아껴 온 계절은 저만치 이미 도망한 뒤 였지 소중 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알고 싶지 않아서 아끼던 나무를 조용히 내 손으로 베어 태웠네 내 귀를 베어 내 입 속에 들이 밀었지 여우는 이미 죽은 채 백골만 남아 말을 걸어 죄를 물어 나를 보며 그래 그리도 미웠니 이젠 조각내 버린 채 더는 물음을 않을게 물음을 안을게
3.
숫자를 센다 둘 셋 열 다섯 울음을 울지 말라고 배워 이빨을 뽑아 묻은 채 밤새 물을 주며 노래를 했었지 숫자를 센다 꾸준히 고개 발 끝을 본 채 입술 깨물고 둘만의 재판 결론은 항상 늦은 밤 수면 부정한 꿈들
4.
소멸점 05:41
푸른색 종을 울릴 때 여전히 옅게 웃을까 곰팡이 슬었던 꽃이라고 미울까 천둥 오늘은 울지 않네 거짓말 어제는 그렇게 낮게 아르르릉 흐느껴 울어댔잖니 일렁일 때 왜인지 눈을 감아 보네 사라질 때 호흡을 잠깐 멈춰 볼까 푸른색 종이 그칠 때 여전히 옅게 웃을까 마음이 서투른 꽃이라고 미울까 일렁일 때 왜인지 눈을 감아 보네 사라질 때 호흡을 잠깐 멈춰 볼까 무너질 때 고요를 잇고 거짓 걸음 눈을 열 때 고요를 잊고 거짓 동자
5.
나뭇잎 거북이 나뭇잎 거북 어딘가로 기어 가네 나뭇잎 거북 소낙비가 쏟아져도 걸음을 계속 초록이 흐려지며 가을이 오면 바람타며 어딘가로 나뭇잎 거북 나뭇잎 거북이 나뭇잎 거북
6.
우음 04:59
일렁이는 초록이 완연한 밤 묘연한 날 희미한 향 들리네 하염없이 모두가 사라진 밤 타는 냄새 잿빛 냄새가 나 입 속에는 미처 씹지 못한 여러 말 마른 소리를 찾아 줄 테니 짖지 마오 들개야 옅은 노래를 읽어 줄 테니 날갯짓 마렴 백조야 일렁이는 밤
7.
아홉은 물수리의 상징 너무도 기다려야 하는 법 설탕처럼 단 맛, 달디단 셋 내팽개쳐진 바닥의 넷 당신의 뺨을 치며 웃었어 더는 참고 있지 않았네 하나는 강제성의 형태 내팽개쳐진 둘의 자비 흐르는 다섯엔 안개 여섯 속에 나는 내게 없다 일곱 속 백련은 물에 젖고 여덟엔 눈을 감고 싶다 열 둘은 곱게 꽃단장 열 하나는 울고 있을걸요 열은 불타는 불타는 아홉은 물수리의 상징 하나는 강제성의 상징
8.
산호 04:58
여분의 밤에는 나긋하게 웃을까 온 종일 부서지는 것들 힘 없이 사라지는 모든 하릴없이 타올라 콧노래를 부를까 온 종일 부서지는 너와 힘 없이 사라지는 모두 항상 서툰 손짓 여음을 남기게만 되네 제 나이를 찾아 주세요 그 아이를 돌려 주세요 항상 날 새기듯 여운을 남기질 못 하네 제 나이를 찾아 주세요 그 아이를 돌려 주세요 *네게 참새를 선물한 날 나는 들꽃을 심었지 잘 자라 우리 아가 잘 자라 우리 아가 *네게 들꽃을 선물한 날 나는 유서를 묻었지 잘 자라 우리 아가 잘 자라 우리 아가 여분의 밤에는 나긋하게 웃을까 영원히 부서지는 것들 의연하게 사라진다
9.
빙하기 06:32
아침을 기다리는 이들 손짓하며 부서지네 가끔 조류를 마주할 땐 물길에 손바닥을 펴네 눈을 감은 채 콧노래, 콧노래 열을 세고 나면 차가운 고동 마저도 전부 얼어 울리는 소리 하나 없네 여름 오지 않아도 된다 영원이 어쩌면 멀지 않네 꿈을 안은 모두가 여기 온단다 꿈을 잃은 모두가 여기 묻는다 태울 수 없는, 푸를 수 없는 마른 웃음 어린 푸른 봄들 고동 마저도 전부 얼어 울리는 소리 하나 없네 여름 오지 않아도 된다 영원이 어쩌면 멀지 않네 아침을 기다리는 이들 손짓하며 부서지네 가끔 조류를 마주할 땐 물길에 손바닥을 펴네
10.
015025 02:30
매를 맞던 콧소리 비음 섞인 숨소리 돌무덤 속 달팽이 엷은 미소의 죄값들
11.
12.
완전연소 05:50
눈썹 고요히 닫고 꽃을 열고 숨을 쉬어 양들은 지금도 다가오고 있어 물이 없는 새벽이면 우리 날개를 펼까 양들의 발자국 소리 나지막한 타는 냄새 숨을 쉬며 일어나도 아침은 오지 않아 머리카락 화륵 타도 향이 남지 않을 듯 해 숨을 참고 참아봐도 적막이 오지 않네 그리도 오지 않네 덮여지지 않을 듯 해 지워낼 수 없네 숨을 쉬며 일어나도 아침은 오지 않아 머리카락 화륵 타도 향이 남지 않을 듯 해 숨을 참고 참아봐도 적막이 오지 않네 그리도 오지 않네

about

제법 옅은 가을 녘 꿈에서 나는 창을 쥐고 있었어 어딘지도 모를 강가 옆 누군가의 책의 서문 누군가의 오솔길 누군가의 유일한 정물화 누군가의 사소한 토악질 그 곁의 울부짖는 나뭇잎을 내 손으로 찢어내고 백색 피가 흐르니 나는 입안 가득한 머리카락을 제법 많이 토해내며 칸델라를 안은 채 한 쪽 눈을 감은 채 다홍 빛 노래를 읽었지 유난히 평안하지 못 하던 풍향계를 꺾고 그 자리에 늙은 꽃 한 송이를 심으며 행방이 묘연한 친구의 이름을 읊었네 수 많던 오후 열 한시 사십 오 분 마지막 시냇물 그리고 유치한 추태와 섬세한 조소 나의 이름 너의 목성 우리의 가령 묶지 않겠다 약속한 퇴색된 언어

여분의 빛, 유려하지 못해도 투박하지 않은 모든 사소한 위안들.

credits

released April 30, 2020

written & recorded by eeajik
artwork by eeohn
*special thanks to eeohn - about track 05.

license

all rights reserved

tags

about

eeajik Seoul, South Korea

contact / help

Contact eeajik

Streaming and
Download help

Redeem code

Report this album or account

If you like eeajik, you may also like: